카테고리 없음2010.08.13 02:55



광복 65주년이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먼 옛날 일로 치부하기에는 아물지 않은 상처가 아직도 많습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사과했지만, 답답합니다. 독도나 동해 표기, 새역모 같은 우익 움직임 등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이번 사과도 일본의 역사인식이 아니라 립서비스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한 동영상 속의 주인공이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얼마 전부터 포털사이트에서는 12년 전 일본 TV의 한 동영상이 부쩍 늘었습니다. 네이트에서도
 
“이래서 싫다 일본인, 식민지 정책에 대한 흑인 남자 vs 한국 여자의 토론이란 제목으로 같은 내용의 동영상이 퍼지고 있습니다. 다음TV팟에 있는 같은 동영상도 재생 수가 4만을 넘었습니다. 다음 아고라 찍찍·제보란에서 방송 속 출연자를 찾아달라는 글까지 올라왔습니다. 


관련 게시판에는 “감동 먹었습니다”, “찾아서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여성 분을 외교부 장관으로”, “존경합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또, 출연자는 왜 찾을까? 등의 궁금함이 밀려옵니다. 찾아봤습니다.  자칭 ‘미디어CSI’니까요.




일본어를 알지 못하는 관계로 이웃 블로거인
노자비심께 번역을 맡겨
 알아본 결과, <타케시의 외국인 100명 허들, 이상해요 일본인>이란 프로그램으로 2004년 막을 내렸다고 합니다. 포털에서는 <이상해요 일본인>이란 프로그램으로 퍼졌습니다. (노자비심님 감사합니다. ^^)  이 프로그램은 일본 TBS가 만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동영상은 1998년 10월 일본의 故 오부키 전 수상이 한국에 대한 식민지 정책을 펼쳤던 지난 36년을 사과한 것에 대한 외국인들의 토크쇼입니다.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평가해보자는 취지입니다. 일본판 ‘미녀들의수다’처럼 보입니다. 다만 남녀 구분이 없이 나와서 난상토론을 벌입니다. 방송은 1998년 12월에 방송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12년이나 지난 이야기이지만, 지금 시점에 적용해도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방송에서 배냉공화국 출신의 로마혼 루핀이 일본 극우론자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출연자를 통해 일본의 생각을 대변하는 형식입니다.   


역사에 의하면 말이죠. 가장 멋진 일을 했던 나라는 저한테는 일본입니다. 일본은 35년간 식민지 정책을 했죠. 유럽이라든가 포르투칼, 스페인은 700년간 4세 기간 동안 노예무역 300년간, 식민지 정책400년을 했습니다. 단 한번도 흑인에 대해서 사과한 적이 없습니다. 그건 굉장히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부터 ‘여기가 이상해요 일본인’라는 방송은 바뀌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가 멋져요 일본인’으로…”


조마혼 루핀 VS 이은경



그의 말이 끝나자 진행자들이 박수를 치고 환영합니다. 방송을 보면서 울화통이 터지려고 합니다. 그런데 “잠깐만요”라면서 주인공이 말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입니다. 이은경씨입니다. 그는 “나쁜 짓을 한 번 하든 100번 하든 똑같은 것”이라며 “그것은 어느 쪽의 죄가 더 무겁냐는 내용이나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대꾸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조마혼 루핀의 논리(방송 제작자의 숨은 논리)의 잘못을 일깨워줍니다.


“제가 굉장히 관심이 있는 것은 다시 수상이 바뀌면 무슨 소리를 할까라는 것입니다. 수상이 바뀔 때마다 말이 바뀌었습니다. 종군위안부 문제나 독도문제 등. 수상이 사과를 해도 다른 정치가들이 우리들을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다시 원상태로 돌아갑니다. 이런 것을 원점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정치 안에서 일관된 역사 의식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다른 흑인도 조마혼의 논리에 동조를 합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일본을 적대적으로 보지 말고 친하게 지내라는 것이 발언의 요지입니다. 조마혼도 이런 논리에 힘을 실어줍니다. 그런데 가만히 있을 주인공이 아닙니다.

“식민지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그런 소리를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런 고통을 모르니까요. 아주 나쁜 예를 들면 1회 강간을 당했다고 칩시다. 당신은 700번 우리는 36번 당했습니다. 그런데 10번 강간을 당한 사람이 전혀 강간 경험이 없는 사람한테 ‘당신은 1회 당했으니까 참아’라고 말합니다. (중략) 그리고 일본이 그 사람에 대해 이미 사과했으니까 됐잔아라고 말하는 것은 당신들한테 듣고 싶지 않습니다.”

조마혼과 방송 제작자들의 속내까지 넉다운시킵니다. 속이 후련해집니다. 영상은 10여분 만에 끝납니다. 영상의 끝 부분에 한국 남자 출연자도 조마혼의 기를 꺽어놓습니다. 영상을 보니 왜 찾고 싶은지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영상 속의 주인공이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찾으려고 했던 주인공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결정적인 단서는 ‘TBS-TV 공개토론 프로그램 고정패널’이란 부분입니다. 현재 국내 거주 여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 검색결과, 일본에서 귀국한 뒤, 한 어학원에서 강사로 활동했습니다. 현재도 어학원에서 일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분을 찾아서 칭찬해주고 싶은데, 본인이 싫어하지는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12년 전 영상이지만,  이은경씨의 한 마디가 가슴뛰게 합니다.  광복절 이틀 전입니다.

“일본 정치 안에서 일관된 역사 의식이 필요합니다.” 
 

☜☜☜☜ 이 포스트를 트위터로, RT도 가능~!
Posted by 미디어CSI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좋은 영상 잘 봤습니다. 통쾌하면서도...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합니다.
    이런 좋은 포스팅을 못 보게 될까봐 스터디 못하고 있네요... 걱정이 태산입니다ㅠ

    2010.08.13 03: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통쾌하네요....
    포스팅 포면서 몸이 짜릿짜릿 해지는게...
    씁쓸하지만 후련합니다...

    2010.08.13 09:26 [ ADDR : EDIT/ DEL : REPLY ]
  4. 한국은 멋진 국민은 있어도 책임질만한 정치가는 없는
    일이 늘 반복되었다고 생각합니다.임진왜란도
    한일강제합병도 ...그들이 일을 저지르고
    국민들이 수습하는 ㅎㅎㅎ
    정말 멋진 나라입니다.

    2010.08.13 10: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서옵쇼. 피터님 메신저에 계셨으면 이것저것 여쭤보려고 했었는데.ㅎㅎ 다행이 노자비심님 덕분에 요것저것 알게되서 포스팅했습니다. 12년전 일인데 여자분 후련하더군요.

      2010.08.13 10:20 신고 [ ADDR : EDIT/ DEL ]
  5. 저도 동영상의 여자분이 조근 조근
    말하는 내용을 보니~ 제 속이 다 후련하더라구요~!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2010.08.13 11: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참 말도 예쁘게 잘하네요~ 부드러우면서도 당찬 우리를 대변해준 그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은데요~~ 참 귀한 내용을 찾아 올리셨네요..
    때맞추어서 잘 하셨어요..잘 보고 갑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2010.08.13 12: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ㅎㅎㅎ 형님 색깔이 확~ 들어난 색깔있는 글이군요 ㅎㅎ 잘 봤습니다요 ㅎㅎ
    700년 대 36년이라... ㅎ 조근조근 말 잘하네요 ㅎㅎ
    오랜만에 개념탑재 발견!

    2010.08.13 12: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개념탑재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가야할 곳이 있는데. 거긴 개념없는 친구들이 너무 많이 있어서..

      2010.08.13 12:58 신고 [ ADDR : EDIT/ DEL ]
  8. 일관된 역사의식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우리 아이들, 젊은이에게 역사의식을 빼았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되는군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2010.08.13 13: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광복절이 낼모레군요. 몰랐습니다. 하늘볼 여유없이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쁘게 사는지...ㅡㅡ;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벌거나 행복하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좋을글 감사합니다~

    2010.08.13 17: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광복절이 코 앞입니다. 저부터 텅 빈 역사의식을 업그레이드해야겠습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2010.08.14 00:03 신고 [ ADDR : EDIT/ DEL ]
  10. 이런일도 있었군요..
    당당한 이은경씨의 한마디가 자랑스럽군요.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감동적이군요.^^

    2010.08.13 21: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멋진 분이라 인터뷰라고 한 번 꼭 해보고 싶은데..연락할 방법이 쉽지 않더군요. 방문 감사합니다.

      2010.08.14 00:03 신고 [ ADDR : EDIT/ DEL ]
  11. 비밀댓글입니다

    2010.08.13 22:01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 감사합니다. 앞으로 종종 콱콱 눌러드리죠. 5만원이라는 거금을 날리셨는데 말이죠..

      2010.08.14 00:04 신고 [ ADDR : EDIT/ DEL ]
  12. 와우~ 몰랐던 사실을 알았습니다~~~

    2010.08.13 23: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평소에 많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저런 개념 발언이 바로 나오지 못할텐데요. 그리고 키드님~ 혹시 블로그 설정 바꾼거 있으세요? 익스플로러에선 이 블로그가 에러가 걸려서 항상 파이어폭스로 들어왔었거든요. 오늘은 괜찮네요.

    2010.08.13 23: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음. 크게 바꾼 것은 없어요. 초보라 막 손댈 수가 없어요. 망가지면 스킨을 교체해버린다는...ㅠ

      2010.08.14 00:05 신고 [ ADDR : EDIT/ DEL ]
  14. 왠지 토론 형식은 케이블스러운데, 우리나라의 미수다보다는 알차네요;;;
    저 여성분 말에 공감 1000% 입니다.

    2010.08.14 10: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이은경씨 정말 똑똑하네요. 공개적인 방송에 우리의 생각을 통쾌하게 알려주고 방송측 사람을 넉다운을 시켰으니 얼마나 장한가요. 저런분은 상을 줘야해요. ^^

    2010.08.14 13: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연락을 하고 싶은데, 연락이 쉽지 않네요. 게다가 주말까지 끼어서...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려요.

      2010.08.14 13:31 신고 [ ADDR : EDIT/ DEL ]
  16. 카라

    혹시 저 방송 전체분은 어디서 구할 수 없나요 ?? 보고싶네요...

    2010.08.17 11:40 [ ADDR : EDIT/ DEL : REPLY ]
    • TBS홈페이지까지 들어가보긴 했는데, 못찼겠더라고요. 2004년에 끝난 프로그램이라서.. 일본어 실력도 안되고..

      2010.08.17 11:58 신고 [ ADDR : EDIT/ DEL ]
  17. 123

    흑인 진짜 마음에 안드네요 ㅋㅋㅋㅋㅋㅋㅋ진짜..제가 저자리에 나가서 말하고싶은 말들이 너무많네요!!!!1ㅡㅡ 어떻게 지난일이라고 전혀 상관을 안쓸수가 있을까요...잘보고 갑니다!

    2010.08.17 18:07 [ ADDR : EDIT/ DEL : REPLY ]
  18. 파동

    "10번 강간당한 사람이 전혀 강간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라는 부분 조금 이상한거 같아요 잘못 적으신거 아닌지.. ?// 저런 요상한 논리로 막말을 하는 상대 앞에서는 열폭하고 자기도 인신공격쪽으로 가기 쉬운데 침착하게 너무 명료하게 설명하시네요...배워야겠어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2010.08.17 23:14 [ ADDR : EDIT/ DEL : REPLY ]
    • 번역본을 줄여서 하다보니 조금 그런 느낌들죠. 일본어는 꼬아이라.. 번역번 동영상에 그렇게 돼 있다보니..

      2010.08.26 19:24 신고 [ ADDR : EDIT/ DEL ]
  19. 말로는 뭐든지 하죠.. 말이면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지만.. 천냥빚은 말로 갚는 게 아니라, 천냥으로 갚는게 맞는 건데, 일본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잘 읽었습니다.

    2010.08.26 12:41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감사합니다. 일본 보면 참 진정성을 담은 사과가 그렇게 힘든 것인지. 저런 방송을 만든 것 자체가 일본 주류의 의식 같아 씁쓸했답니다.

      2010.08.26 19:25 신고 [ ADDR : EDIT/ DEL ]
  20. 비밀댓글입니다

    2014.07.29 01:54 [ ADDR : EDIT/ DEL : REPLY ]
  21. 비밀댓글입니다

    2014.07.29 23:0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