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벌신문’이라는 평가를 받은 조선·중앙·동아일보. 이들은 현 정권이 들어선 뒤, 매체의 복합소유에 열을 올립니다.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로 신청했습니다. 사업자 선정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결정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참 불편합니다.


‘족벌신문’이 그동안 기사와 칼럼으로 세상을 비틀고, 정보를 왜곡했던 일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여론시장에서 지배력이 큽니다. 언론학자들은 이들의 ‘여론 독과점’을 우려합니다. 제한된 광고시장에서 살아남으려고 선정주의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처음 상업방송 SBS가 전파를 송출하고 방송사에 남긴 선례를 생각하면 말입니다.

‘족벌신문’이 제한된 전파를 이용하는 방송 사업까지 진출한다면 ‘언론재벌’의 남의 나랏일이 아닙니다. ‘이윤창출’에만 열을 올리다 보면 선정성과 시청률 경쟁은 끈끈한 공생관계가 됩니다. 전파라는 힘과 보수적인 논조가 만나 참신한 방송이 나오기보다는 굴절되고 비틀어진 ‘괴물’ 언론이 탄생할까 걱정됩니다. 영화 <시민케인>에서 찰스 포스터 케인이 자신의 정치적인 야심을 위해 소유한 매체를 이용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1941년에 개봉된 영화 <시민케인>은 고전주의 영화를 막차 태워버렸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사에서도 손꼽히는 수작입니다. 영화는 극 중 ‘언론재벌’인 찰스 포스터 케인의 생애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줍니다.

케인은 <인콰이어>지의 발행인이자 37개 신문과 2개의 기업군과 방송사를 가진 ‘언론재벌’입니다. 케인은 경쟁지의 유능한 간부는 모두 스카우트해버립니다. 새로운 신문을 사들일 때 발행부수나 논조를 상관하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자기 색깔로 바꿔버립니다. 케인이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매체의 영향력을 통해 대중의 생각을 움직였습니다.


이 영화는 당대의 신문재벌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 1863. 4. 29.~1951. 8. 14.)를 주요 모델로 삼았습니다. 허스트는 언론 및 출판사 사주로 자수성가한 조지 허스트의 아들로 <이그재미너>를 경영하면서 신문 분야에 진출했습니다. 그는 1895년 뉴욕의 <모닝 저널>을 인수해 신문왕 조셉 퓰리처의 <월드>와 경쟁을 했고, 이 둘의 경쟁으로 ‘옐로우 저널리즘’(황색언론)의 기수라는 평가가 따라다닙니다. 이후 허스트는 미국 17개 도시에 일간지를 매수 및 창간해 통신사와 출판사, 방송국까지 거느린 거대한 ‘언론재벌’이 됐습니다.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이미지 출처:위키백과

실제 허스트는 자신의 정치적인 야심을 위해 소유한 매체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코즈모폴리턴>의 소유주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려는 야심을 이루려고 잡지를 대놓고 이용했다. 1906년 허스트는 이미 국회의원에 당선된 상태였고, 대권을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는 뉴욕 주지사에 도전하려고 했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2010, 생각비행), 385쪽.


언론재벌 허스트의 모습. 어쩌면 곧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족벌신문이 방송에 진출하면, 그 신문지면에서는 자신의 방송국의 선정성에 대한 기사는 볼 수 없습니다. 잘못된 보도를 해도 사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소유한 매체를 통해 여론을 조정하려고 할 것입니다. 선거 때가 되면, 자신들이 선택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여론 조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시민케인>이란 영화에서 케인이 아내의 성악을 지도하는 사람에게 “내겐 사람들의 생각을 쓸 권리가 있소”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말입니다. 채널 선택권이 다양해졌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위험한 시나리오는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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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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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0.12.27 09:14 [ ADDR : EDIT/ DEL : REPLY ]
    • 재벌이 낀 신문사들이 대부분 그러했죠. 지금은 분리됐다고 하지만, 해당 기업 관련 소식만 나오면 굴절되죠. 눈가리고 아웅이 참 많이 일어나는 동네죠. 띵님도 게임 정보 알려주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2010.12.27 10:20 신고 [ ADDR : EDIT/ DEL ]
  2. 여론호도를 방조하면 독재의 암울한 시절이 재림할수도 있겠군요..ㅠㅠ

    2010.12.27 09: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손쉽게 조작되고 호도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죠. 암담하기도 해요. 이런 상황이.

      2010.12.27 10:21 신고 [ ADDR : EDIT/ DEL ]
  3. 비밀댓글입니다

    2010.12.27 09:40 [ ADDR : EDIT/ DEL : REPLY ]
  4. 미디어님..
    글을 원래 잘쓰시는줄은 알았지만,
    칼날같이 날카로워지십니다.
    감히 접근하기가 두려운, ~ ㅎ

    2010.12.27 09: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생각은 드는데 우리가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정말 너무 답답한게 너무 많은데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속상합니다.


    밤새 다경이가 보챘다고 하시더니 지금은 괜찮아 졌어요?
    웃긴건 이렇게 엄마,아빠 밤새 고생시켜놓고 자기는 혼자 하루 종일 자더라구요.
    엄마,아빠는 일상생활이 바빠서 잘 수가 없는데...
    다경이도 쿨쿨 자고 있는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ㅋ

    2010.12.27 09: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침 8시 30분에서야 잠들었답니다. 휴. 정말 이럴 땐 힘이 빠지죠. 지금은 말씀하신 것처럼 세상모르고 자고 있네요.

      2010.12.27 10:21 신고 [ ADDR : EDIT/ DEL ]
  6. 잘지내는지요?
    그간 좀 바빠 내글만 발행하고는
    이웃분들방에 다니지 못했어요,
    이제서야 숨 좀 돌립니다.

    아이는 잘있죠?

    <전파와 보수가 만나서>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울나라죠
    이영화와 똑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ㅠㅠ

    2010.12.27 10:03 [ ADDR : EDIT/ DEL : REPLY ]
    • 누님, 잘 보내셨어요. 아이는 밤새도록 칭얼대고 아침에서야 잠들었어요. 요녀석 때문에 며칠 뒤 쓸 글을 미리 땡겨썼네요. ㅎㅎ

      2010.12.27 10:23 신고 [ ADDR : EDIT/ DEL ]
  7. 30일을 전후로 발표를 한다는 것 같은데...
    심사위원장을 놓고도 말이 많고...
    우려되었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더군요.
    나라가 왜 자꾸 이상해지는지... 에효~~~

    2010.12.27 10:09 [ ADDR : EDIT/ DEL : REPLY ]
    •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동안 진통이 예상되죠. 선정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지면을 통한 전쟁.. 생각만해도 아찔하네요. 독자수를 미끼로 여론을 저울질할 수도 있어서..

      2010.12.27 10:24 신고 [ ADDR : EDIT/ DEL ]
  8. 잘 읽었습니다
    월요일을 기분 좋게 시작하세요~

    2010.12.27 10: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공감가네요.
    더욱이 미디어님만이 말하실수 있는 내용인듯도 합니다.
    흐음...
    언제부터인가.. 매일 아침마다 일간신물읽는 것을 꺼려하게 된것은..
    저뿐만이 아닌 듯 싶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울정도로
    틀어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저조차도 혼란스러운 상황들이 발생할때면..
    차라리.. 아무것도 보지 않고 읽지 않고 싶을때가 있죠.

    2010.12.27 11: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독과점은 여론뿐만아니라 뭐든 위험한거더라구요

    2010.12.27 12: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여론의 통제와 조장이라는 시나리오가 이제 시작이 되는군요.
    사실 이런 부분들은 우리나라의 군사정권 시절 부터 잘 다져진 현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내가 지금 알고 있고 접하는 언론 매체들의 정보가 과연 진실할까요? 아니라 생각합니다.
    돈에 목줄이 잡힌 언론이 과연 제 기능 할지 답답할 노릇이죠...

    2010.12.27 14: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음...점점 언론의 본 기능이 상실되고,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에 따라 여론을 몰고 갈 수 있다는 것이군요...
    영화의 내용을 예를 들어 적어 주시니~이해하기가 쉽네요. 감사합니다.^^
    2010년 마지막 주네요~
    즐거운 한주 되시구요~

    2010.12.27 14:17 [ ADDR : EDIT/ DEL : REPLY ]
  13. "독"자가 들어가면 안돼죠.

    경제,정치,복지,교육등....
    한국국민은 물질만능주의가 일제식민지,한국전쟁이후 확산되고 뿌리내렸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

    2010.12.27 17:11 [ ADDR : EDIT/ DEL : REPLY ]
  14. 지금 우리나라는 1940년대의 이야기가
    현실화 되는 시점에 놓였습니다.
    언론사와 방송사의 여론 조성은
    국민들의 의식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거가고 있습니다.
    도무지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ㅡ.ㅡ^

    2010.12.27 18: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영화보다 영화적인 일들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듯 싶네요... 이구..

    2010.12.27 19: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유익한 정보 잘 보고 갑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_^

    2010.12.28 01: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