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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6 [영화와 언론] 여론 독과점의 위험한 시나리오 (24)


‘족벌신문’이라는 평가를 받은 조선·중앙·동아일보. 이들은 현 정권이 들어선 뒤, 매체의 복합소유에 열을 올립니다.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로 신청했습니다. 사업자 선정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결정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참 불편합니다.


‘족벌신문’이 그동안 기사와 칼럼으로 세상을 비틀고, 정보를 왜곡했던 일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여론시장에서 지배력이 큽니다. 언론학자들은 이들의 ‘여론 독과점’을 우려합니다. 제한된 광고시장에서 살아남으려고 선정주의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처음 상업방송 SBS가 전파를 송출하고 방송사에 남긴 선례를 생각하면 말입니다.

‘족벌신문’이 제한된 전파를 이용하는 방송 사업까지 진출한다면 ‘언론재벌’의 남의 나랏일이 아닙니다. ‘이윤창출’에만 열을 올리다 보면 선정성과 시청률 경쟁은 끈끈한 공생관계가 됩니다. 전파라는 힘과 보수적인 논조가 만나 참신한 방송이 나오기보다는 굴절되고 비틀어진 ‘괴물’ 언론이 탄생할까 걱정됩니다. 영화 <시민케인>에서 찰스 포스터 케인이 자신의 정치적인 야심을 위해 소유한 매체를 이용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1941년에 개봉된 영화 <시민케인>은 고전주의 영화를 막차 태워버렸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사에서도 손꼽히는 수작입니다. 영화는 극 중 ‘언론재벌’인 찰스 포스터 케인의 생애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줍니다.

케인은 <인콰이어>지의 발행인이자 37개 신문과 2개의 기업군과 방송사를 가진 ‘언론재벌’입니다. 케인은 경쟁지의 유능한 간부는 모두 스카우트해버립니다. 새로운 신문을 사들일 때 발행부수나 논조를 상관하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자기 색깔로 바꿔버립니다. 케인이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매체의 영향력을 통해 대중의 생각을 움직였습니다.


이 영화는 당대의 신문재벌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 1863. 4. 29.~1951. 8. 14.)를 주요 모델로 삼았습니다. 허스트는 언론 및 출판사 사주로 자수성가한 조지 허스트의 아들로 <이그재미너>를 경영하면서 신문 분야에 진출했습니다. 그는 1895년 뉴욕의 <모닝 저널>을 인수해 신문왕 조셉 퓰리처의 <월드>와 경쟁을 했고, 이 둘의 경쟁으로 ‘옐로우 저널리즘’(황색언론)의 기수라는 평가가 따라다닙니다. 이후 허스트는 미국 17개 도시에 일간지를 매수 및 창간해 통신사와 출판사, 방송국까지 거느린 거대한 ‘언론재벌’이 됐습니다.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이미지 출처:위키백과

실제 허스트는 자신의 정치적인 야심을 위해 소유한 매체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코즈모폴리턴>의 소유주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려는 야심을 이루려고 잡지를 대놓고 이용했다. 1906년 허스트는 이미 국회의원에 당선된 상태였고, 대권을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는 뉴욕 주지사에 도전하려고 했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2010, 생각비행), 385쪽.


언론재벌 허스트의 모습. 어쩌면 곧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족벌신문이 방송에 진출하면, 그 신문지면에서는 자신의 방송국의 선정성에 대한 기사는 볼 수 없습니다. 잘못된 보도를 해도 사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소유한 매체를 통해 여론을 조정하려고 할 것입니다. 선거 때가 되면, 자신들이 선택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여론 조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시민케인>이란 영화에서 케인이 아내의 성악을 지도하는 사람에게 “내겐 사람들의 생각을 쓸 권리가 있소”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말입니다. 채널 선택권이 다양해졌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위험한 시나리오는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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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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