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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7 [영화와 언론] 바뀐 뉴스 소비, 소셜미디어 통해 반란을 꿈꾸다 (28)



25살. 젊습니다. 제 나이는 아닙니다. 누구나 한 번쯤 멋들어진 사랑이든 수수한 사랑이든 소심한 사랑이든 사랑을 합니다. 사랑하는 대상에게 편지를 써서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뜨거운 마음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공유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나만의 은밀한 비밀이기 때문입니다. 친한 친구가 아니면 이야기하기도 멋쩍습니다.

그런데 여러 분이 기자입니다. 잘나가는 매체입니다. 월급쟁이로 일하면서 신문을 통해 여러 분이 사랑 이야기를 쓴다면 어떨까요? 성난 편집장에게 핀잔을 듣기 십상입니다. 

아마도 10대 중앙일간지 소속 기자가 그랬다면 국외 토픽으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간혹 방송에서 방송인이 프러포즈하는 사례는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신문 쪽은 여전히 딱딱합니다.
블로그를 통해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가 신문에서는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뉴스가치와 게이트키핑, 그리고 편집을 거치는 과정에서 킬(기사가 짤리는 것 또는 보도되지 않을 때 이런 표현을 씁니다.)되기 쉽상입니다.



오늘은 불가능한 이야기를 현실로 바꿔버린 유쾌한 상상을 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매번 딱딱하고, 무시무시한 주제만 쓰던 미디어키드가 오늘따라 생뚱맞다고요? 네. 맞습니다. 오늘은 사랑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귀한 시간을 내서 오셨는데, 변방 블로거의 사랑놀이로 조회 수와 추천 수 날로 먹지는 않을게요. 저는 ‘사는 이야기’보다는 ‘정보’를 우선하잖아요. 잘 아시면서 왜들 놀라고 그러세요.


<시카고 선>이라는 매체에서 능력이 있는 편집자인 조시 겔러(드류 베리모어 분). 편집에서는 능력을 받고 있지만, 그녀는 작은 바람이 있었습니다. 발로 뛰는 기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잠시 그 일을 해본 사람으로 싸잡아서 말리고 싶지만, 내용은 그렇게 진행됩니다. 기자가 되고 싶은 조시는 뜻하지 않게 사장의 지시로 기자가 됩니다. 그에게 처음 떨어진 임무는 경쟁지에서 10대들의 문제로 계속 특종을 하니 방어하라는 것입니다. 



 그는 학창시절 셰익스피어의 시를 줄줄 외울 정도로 우등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외모는 ‘얼꽝’이었습니다. 뚱뚱한 몸매, 치아 교정, 부스스한 머리, 뿔테 안경 등 연상되십니까? 얼꽝에 다소 엉뚱한 행동으로 주목은커녕 늘 놀림감 1순위였습니다. 한마디로 ‘왕따’였습니다. 게다가 남자를 사귀어 본 적도 없습니다. 키스는? 님을 봐야 뽕을 따든가 하지 않겠습니까.  못했습니다.  

영화에서 조시가 왕따당한 이유는 치아교정,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복장 등이다.


 데스크는 그에게 잠입취재를 지시합니다. 자신보다 여덟 살이나 어린 애들 틈바구니로 가라는 것입니다. 안 좋은 기억이 떠오릅니다. 어쩌겠습니까. 직업인데 해야죠. 이제는 얼꽝은 아닙니다. 다이어트를 해서 날씬해졌습니다. 안경도 치아도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미녀는 괴로워>라는 영화처럼 확 달라졌습니다. 전학생으로 위장해 잡입취재에 나섭니다. 다른 것은 다 바뀌었는데 사람만 그대로입니다. 역시나 성격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그는 처음에 엉뚱한 행동으로 또 왕따를 당합니다. 과거의 악몽이 재연됩니다. 

조시에게는 든든한 남동생의 지원이 있었다.


어쩌겠습니까. 먹고는 살아야죠. 이대로 물러설 수 없습니다. 남동생 랍(데이비드 아퀘트 분)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랍도 전학생으로 위장해서 학교에 들어옵니다.
이쯤이 되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됩니다. 그런데 영화잖습니까. 다 됩니다. 남동생은 학창시절 럭비선수였고, 킹카였습니다. 랍은 자신의 누나를 위해 거짓 소문을 냅니다. 조시가 아주 예쁘고 매력있는 여자라고 말입니다. 학생들이 하나 둘 관심을 보입니다. 어느새 조시는 인기 높은 학생으로 바뀝니다.

달라진 외모와 동생의 덕분에 인기를 얻는 조시.


 미국 영화를 보면 졸업을 앞두고 올해의 킹카를 뽑는 이야기가 이 영화에서도 나옵니다. 그렇게 조시는 ‘퀸’이 됩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생깁니다. 영계가 아니라 샘 콜슨(마이클 바탄 분) 선생님입니다. 사랑놀음에 빠져 있을 때, 경쟁지에서는 10대들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특집기사가 보도됩니다. 또 물(낙종, 기사를 놓친 것) 먹습니다.

영화에서 선생님과 학생의 로맨스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윗분들은 기사를 내놓으라고 성홥니다. 계속 물만 먹고 오자 퇴직 이야기도 나옵니다. 편집장은 그에게 마지막 기회를 줍니다. “학생과 선생님의 사랑이란 주제로 기사를 써보라”고 말입니다. 개념 없는 선생님이라고 지탄하려는 목적입니다. 졸업파티 때, 우연히 왕따를 당하는 학생을 봅니다. 과거 자신의 모습을 본 조시는 놀리는 학생에게 다가가 “관심을 끌려고 남을 비하하면 안된다”라고 충고를 합니다. 그리고 짝사랑하는 선생님에게 자신이 기자라는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조시를 친근하게 생각했던 선생님의 반응은 헐(ㅡ.ㅡ; )! 그리고 줄행랑을 칩니다. 자신을 속였다는 것에 불쾌했나 봅니다. 저 같으면 얼씨구나를  외쳤을 텐데 말입니다.



불행했던 학창시절을 타임머신이 아니라 위장으로 바꾸고 온 조시. 그는 회사로 돌아가 기사를 씁니다. 신문에서 소개되는 것처럼 10대가 마약과 섹스 등의 문제로 얼룩진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언론이 부정적으로 생각한 학교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안 좋은 추억을 잊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 선생님에게 제안합니다. 야구장에서 25살 만에 처음으로 키스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극중 조연들, 남자는 극중 편집장입니다. 그리고 그 옆은 지금은 스타가 된 제시카 알바랍니다.


  이 기사가 보도되자 난리가 납니다. 다른 언론들이 이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합니다. 독자들은 기사를 본 뒤 조시를 응원합니다. 자신의 첫 키스를 제안한 날 야구장에는 취재경쟁이 불붙습니다. 뉴스의 생산자가 다른 매체의 취재원으로 바뀝니다.

야구장의 모든 사람이 숨죽이며 시간만 봅니다. 첫 키스를 제안했던 시간이 다 갑니다. 누구보다 기다렸던 조시도 고개를 떨어트립니다. 보기 좋게 차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영화 속 단골 메뉴처럼 한 참 뜸들이다 선생님이 달려옵니다. 그리고 조시가 9,125일 동안 누구에게도 내주지 않았던 입술을 허용합니다.  


카메라 화면은 원형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을 비추다 관중석에서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방송사 카메라 기자는 그들의 엔딩 샷을 멋지게 찍습니다.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한 편의 동화 같습니다. 한 편의 수채화처럼 아름답습니다. 계속 영화 속에 남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런데 곧이어 자막이 올라갑니다. 영화가 끝난 것이 분명합니다. 이대로 제 글을 끝마치면 날로 먹는다고 지탄받을 것이 뻔합니다. 그럴 수는 없죠.



 이 영화를 소개해보고 싶었던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미디어에 비친 10대들의 모습입니다. 미디어에서 10대들은 선과 악 둘뿐입니다. 부모님 선생님 말씀 잘 들어 수석 입학을 하면 어김없이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라며 ‘교과서’ 같은 삶을 산 학생들의 모습, 하지 말라는 일만 골라서 벌이는 문제아 학생, 각종 사고를 친 학생들의 이야기만 집중적으로 나옵니다. 10대들의 리트머스 시험지에는 다양한 색깔이 있음에도 미디어는 그렇지 못합니다. 다양한 삶과 그들만의 색깔을 어른들의 시각대로 저울질하는 것입니다.





다른 또 하나는 기사의 가치에 대한 인식입니다. 사는 이야기 기사로 보도될 사안도 아닙니다. 어쩌다가 울림이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터뷰로 소개됩니다. 그런 삶과는 다른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은 신문이나 방송에 소개되지도 않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관심을 두고 고민하는 주제와 우리가 보는 뉴스와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뉴스의 생산자와 뉴스 소비자가 생각하는 뉴스의 가치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 때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사는 이야기도 기사로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그런 실험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편집에서 비중이 떨어지면서 열기도 식었습니다.



 지금 블로그와 같은 소셜미디어는 이런 불가능한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블로거들의 글을 저널리즘으로 봐야 하는지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블로거의 글이 뉴스의 소비자들에게 또 기존과는 다른 저널리즘의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 요리를 하는 즐거움,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 여행의 즐거움, 글쓰기의 즐거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등 모든 사안이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토론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미디어가 제공하지 않았던 소통의 공간이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 애정극이 아닙니다. 뉴스의 생산자들이 꼭 봐야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유명이나 사회적인 이슈만이 뉴스가 아니라 우리네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미담이나 사는 이야기도 소비자에게는 더 큰 뉴스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돈과 미디어가 만들어낸 스타들의 가짜 삶이 아니라 옆집 아줌마 같은 진짜 삶이 감동을 줄 수도 있습니다.

오늘도 뉴스사이트에서는 재미도, 감동도 없는 뉴스들로 넘쳐납니다. 저 많은 기사 틈바구니에서 진짜 사랑도 진짜 삶의 모습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어쩌면 과거의 뉴스 소비자들이 블로그를 하면서 뉴스의 생산자로 나서는 것은 올드미디어에 대한 ‘반란’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블로거의 유쾌한 반란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나홀로 집에 1, 2>에서 필름 에디터로 일하다가 <나홀로집에 3>로 감독으로 데뷔한 라자 고스넬 작품입니다. 국내에는 2000년에 개봉된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드류 베리모어는 생후 11개월 때부터 영화에 데뷔했고, 7살 때 <ET>라는 영화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역배우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자신이 직접 감독이 되어 <위핏>이란 영화를 찍기도 햇습니다. [ * 이 영화의 이미지는 이 영화의 홈페이지와 다음 영화정보에서 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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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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