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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28 노무현 홈피 접속차단...행안부의 앙꼬 빠진 찐빵식 설명


DNS 통폐합하다 실수했지만, 실수는 없고 해명만

며칠 전 울산, 부산, 대전 등 7개 광역시에 노무현재단 홈페이지가 접속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노무현재단은 성명(이명박정부는 <노무현재단홈페이지 접속차단 의혹 밝혀라)을 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이상한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보통 사건이 발생하면 ‘원인’→‘과정’→ ‘결과’가 있는데요.

행정안전부가 24일 언론사에 배포한 설명 자료에는 중요한 몇 가지가 빠졌습니다. 바로 ‘원인’ 과 언제부터 접속이 안됐냐는 것인데요. 행정안전부 자료를 아무리 봐도 이런 설명이 없습니다. 

행정안전부 설명자료(http://goo.gl/aiOyU)를 보면, 이번 노무현재단 홈페이지 접속차단 의혹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해명자료 다운받기  

① 정부통합전산센터의 DNS 서버 이용하는 울산, 부산 등 7개 지자체에서 노무현재단 홈페이지 접속 불가(8월 23일 뉴스1 보도, 행정기관 컴퓨터에서 ‘노무현 홈피’가 열리지 않는 이유는? )
② 정부통합전산센터의 DNS서버에는 과거 work.knowhow.or.kr로 연결돼 있음

③ work.knowhow.or.kr 페이지는 현재 연결 불가

④정부통합전산센터는 노무현재단 주소를 DNS에 우선 등록해 정상 접속됨

 

[참고]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서버란 인터넷 사용자가 접속을 원하는 사이트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서버입니다. 현재 인터넷 망의 통신규약(프로토콜)인 TCP/IP 네트워크상에서 사람이 기억하기 쉽게 문자로 만들어진 도메인을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숫자로 된 인터넷주소(IP)로 바꾸는 번역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언제부터 무슨 원인으로 노무현재단 홈페이지가 접속차단 됐는지 진짜 원인이 없습니다. 원인 없는 과정과 결과만 나열돼 있습니다. “앙꼬 빠진 찐빵”식 설명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그런데 언론들도 ‘원인’을 조명하는 보도는 없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설명이 나간 뒤에는 관련보도도 없고, 일종의 해프닝처럼 정리된 모양새입니다. 어떤 정치적 의도가 없는 ‘실수’일지언정 원인은 제시를 해야죠. 그런데 없습니다.  가뜩이나 연말 대선을 앞두고 민감한 시기에 말입니다. 


●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이하부정관(李下不正冠)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자두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

그럼 숨겨진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요? 확인해보니 사정은 이렇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200여개 정도의 웹사이트 DNS를 관리했는데요. 지난해 11월 DNS서버 회사들의 해킹 , 그리고 올해 5월 비슷한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자 DNS서버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이에 지난 8월 17일부터 통폐합 작업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노무현재단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하면, 과거 정부통합전산센터 DNS서버에 등록돼 있던 work.knowhow.or.kr로 연결돼 접속이 안 됐던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부산, 울산, 대전 등 7개 지자체에서 지난 17일 이후로 노무현재단 홈페이지가 정상적으로 접속되지 않았고, 그 원인은 정부통합전산센터의 DNS서버 통폐합 작업에서 빚어진 실수라는 이야기입니다. 진짜 실수인지 의도된 것인지는 불명확하지만, 실수로 볼 개연성은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행정안전부의 설명 자료는 분명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바로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언제’와 ‘무엇 때문에’라는 두 가지가 빠져 있던 것입니다. 제대로 된 설명 자료라면 두 가지 부분(17일부터 정부통합전산센터의 DNS서버 통폐합 조치)을 담고 있어야했지만 빠졌습니다. 덧붙이자면 정부통합전산센터 DNS서버를 쓰고 있는 공공기관에 대한 설명도 빠졌습니다. 뉴스보도나 행안부의 설명 자료처럼  7개 지자체만 그랬을까요? 이런 부분은 행정안전부가 밝히기 전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앙꼬 빠진 찐빵”입니다. 


행정안전부의 부실한 설명도 문제지만, 언론은 더 합니다. 신기한 것은 <뉴스1>이 첫 보도를 통해 ‘7개 지자체 접속불가’라는 첫 보도를 내놓고 나온 뉴스들. 노무현재단의 성명과 행정안전부의 해명자료를 옮기는 따옴표 저널리즘만 선보였을 뿐, 위에 설명처럼 중요한 두 가지 사항을 담고 있는 언론보도가 없다는 것이죠. 


기사쓰기 관련 책을 보면, 기사는 6하 원칙(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였는가)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구글에서 검색해본 28개 관련보도에서 이런 기본원칙을 지킨 언론사는 없습니다. 모두들 중계만 했지 원인을 제대로 조명한 곳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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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