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달에 걸린 콩알이. 9월3일 처음 황달이라는 소식을 듣고, 잔뜩 걱정했습니다.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인터넷도 뒤져보고 관련 글이 있으면 정독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4일날 아침 이런 내용을 올렸고, 블로그 운영하면서 가장 많은 댓글 격려와 성원을 받았습니다. 파워블로거분에 비하면 적은 댓글이지만, 제게는 엄청난 댓글 선물이었습니다. 부모를 괴롭힌 죄값을 받는 콩알이. 두 손을 들고 잠을 자네요.
육아에 ‘육’ 자도 모르는 일자무식이 댓글보고, 순식간에 육아 전문가로 변신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댓글도 감동이었지만, 댓글의 내용은 ‘무한감동’이었습니다. 육아 선배님, 신생아실 간호사님 등 경험과 직업상 ‘지식’을 전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런 내용을 다 찾아보려고 하면 저희는 며칠 찾아도 쉽지 않습니다. 정보를 판단할만한 능력도 없습니다. 남의 일에 바쁜 시간을 쪼개 글을 남겨 주시고, 관심을 보여주신 것만으로도 큰 감동이었습니다.
56건의 댓글에는 “신생아의 70%는 황달을 경험하고, 이 가운데 생후 1주일 내에 없어진다”는 경험담이 많았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광선치료를 받았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크게 걱정하지 말라며 격려를 해주신 분도 있습니다. 신생아실에서 일하는 간호사님은 저희 부부의 모유 수유 의지를 아시고는 “모유 수유를 중단했다 하더라도 아이 분유 먹일 때마다 젖을 짜내야 한다”라고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초보부모는 그렇게 가만히 앉아서 블로그의 댓글을 보면서 근심을 털었습니다. 댓글 내용 하나하나가 소중한 경험담이었습니다. 너무나 정확했습니다. 답답한 초보부모의 숨통을 터 줬습니다.
“생리적 황달. 병원에서 입원치료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것 보니 3-5일 생리적 황달이 시작해서 1주일정도 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황달. 엄마가 O형이고 아기가 다른 혈액형이면 황달수치가 더 많이 높아져 입원치료도! 병원에서 모유수유만 줄이라고 하는 것 보면, 걱정하실 필요는 없는 듯 하네요” [아기병원에서 17년 일하시고, 박사과정을 밟고 계신다고 밝힌 Hwang chi won님]
4일 밤부터 5일 아침까지 아이에게 이상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이가 여느 때와 달리 울지도 않고 잠만 잡니다. 배고프다고 징징거릴 때가 됐는데도 울지도 않습니다. 평소 40~60cc 정도의 분유를 먹던 아이가 20cc도 제대로 못 먹고 계속 잠만 잡니다. 만약 초보부부가 댓글을 다 읽지 않았더라면, 또 난리가 난 듯 호들갑을 떨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댓글 가운데 신생아 의료 직에 있다고 밝히신 ‘란데르트’님의 글을 보고 큰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황달 수치가 오르면 잘 안 먹으려하고, 계속 처지면서 자려고 하는 증상이 있습니다. 대부분 3일째에 최고로 오르고 그 후로 내리는데요. 아마 조금 늦게 올랐나 봅니다. 심하지 않으면 하루 이틀 황달 치료하면 괜찮아질 것으로 예상하니 너무 걱정 마시고 아기 잘 먹고 잘 재우고 잘 싸는 게 중요합니다.. ^ㅡ^ 힘내시고 화이팅이에요”
실제 댓글에 적어주신 내용 그대로였습니다. 아이는 계속 처지면서 자려고만 했습니다. 분유를 40cc를 먹이려고 하면 고개를 자꾸 젖병 반대 방향으로 돌렸습니다.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줘야 할 아이가 아프니 몸도 마음도 힘들어졌습니다. 그래도 글을 보고, 안심하고 또 안심했습니다. 4일 밤부터 5일 아침까지는 대변을 보지 않았습니다. 소변만 봤습니다. 저희는 4시간 간격으로 먹이던 분유를 3시간 간격으로 주었습니다.
5일 낮시간 때 딸아이가 응가를 합니다. 기저귀 갈아 주는 일이 사실 귀찮긴 한데 아이의 응가를 보면서 초보부모는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기뻤습니다. 5일 날 총 세 차례나 응가를 했습니다. 분유도 예전처럼 40cc 이상을 너끈히 먹습니다. 한시름 놨습니다. 작은놈은 이렇게 점점 나아졌습니다.
문제는 콘 놈(아내)입니다.(제가 작은놈, 큰놈 이렇게 표현을 하니 4일 다음뷰 편집자님께서는 큰놈을 큰아들로, 작은놈을 작은아들로 제목을 다셨다는. 두 여자가 순식간에 남자가 되는 재미있는 일도 있었습니다.)
“모유 수유를 중단하고 나서 분유 먹이는 시간마다 젖을 짜줘야 한다”라는 ‘지나가다’(신생아실 근무)님의 조언대로 아내는 젖을 짜내야 했습니다. 모유 양이 적어 짜내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통스러워합니다. 한번 젖을 짜내고 나면 그냥 누워버립니다. 뜨거운 물에 수건을 적셔 가슴마사지도 해주고, 산후도우미 아주머니의 조언 대로 양배추잎을 얼려 젖을 짜낸 뒤 가슴에 덮었습니다.
많은 분의 조언을 새겨들으면서 하나씩 실천했습니다. 그럼에도,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 낳고 쉬어도 부족하기만 한 시간에 젖을 짜내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아내도 기진맥진합니다. 이번에는 큰놈을 위해서 영양보충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에 못하는 요리에 도전했습니다. 초보 부모는 사실 애 낳는 데 집중해 먹을거리에 크게 신경을 안 썼습니다. 시골에서 보내온 김치와 약간 발효된 오이지 정도밖에 밑반찬이 없습니다.
4일 날 어묵 볶음과 오징어채 볶음을 해봤습니다. 소고기 미역국도 끓였습니다. 소고기와 물에 불린 미역, 마늘 다진 것, 천일염 등을 들기름을 넣고, 살짝 볶은 뒤에 간장으로 간을 맞췄습니다. 칼슘 함유가 높은 멸치와 오이도 썰어서 반찬 수를 늘렸습니다. 먹을 것이 많아 보이기는 하나 아내는 멸치와 미역국만 먹습니다.
젖을 짜내느라 체력을 많이 썼는데 해줄 만한 요리가 없을까 찾던 중에 며칠 전 이웃블로거 ‘비바리’님의 사과 깍두기가 생각났습니다. [관련 글 보기 - 5분 완성 초가을 별미 사과깍두기]
사과깍두기라 요리법을 보고 따라했습니다. 천일염과 까나리액젓, 그리고 갈색 설탕으로 간을 맞췄습니다. 나름 신경 써서 했는데, 맛은 장담할 수가 없네요. 몸에 좋은 것만 집어넣었는데 정말 좋은데 말로 할 수도 없고. ^^
이어 아내가 좋아하는 감자볶음 도전. 감자만 넣으면 색깔이 밋밋해 보여서 당근, 양파, 피망 등으로 색감도 좋게 만들고 물론 영양도 좋겠죠. 만드는 동안 아내가 잠깐씩 잠을 깹니다. 들킬까 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필살기. 두부 부침. 아내에게 언젠가 두부 부침을 해줬는데 상당히 잘 먹습니다. 그때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시도했습니다. 사실 어려운 것 없는 반찬이지만, 단백질 함유가 높은 두부 좋잖아요. 그래서 프라이팬에 두부를 부치고, 양념장을 만들었습니다. 양념장에는 다진 마늘 티스푼으로 한 숟갈, 당근이랑 양파, 피망 다진 것을 넣고 간장을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미역국도 전날과 달리 들깻가루를 추가해서 국물 색깔이 걸죽합니다. 큰놈이 잘 먹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오늘의 요리 끝. 이제 밥상 차릴 시간입니다. 어제 만들어둔 오징어채 볶음이랑 어묵 볶음을 예쁘게 담고, 시골에서 보내온 김치까지 차렸습니다. 그래도 6 찬이나 되네요.
밥상을 완료하니 위와 같습니다. 비교적 간소해 보입니다. 그래도 큰놈이 잘 먹어주겠죠? 2시간 넘게 진땀 흘려가며 만든 요리. 평가의 시간이 왔습니다. 미역국 잘 먹습니다. 감자볶음 잘 먹습니다. 두부 부침 역시나 잘 먹습니다.
사과깍두기 안 먹습니다. 먹으라고 보챕니다. “좀 먹어봐라”
잠시 뒤, 큰놈이 말합니다. “깍두기에 사과를 왜 넣었어? 사과 맞지?”
혼자 키득키득 웃습니다. 사과 깍두기 저도 처음 해봤고, 처음 먹어봤습니다. 그런데 제법 먹을 만 합니다. 내일은 큰놈을 위해 또 어떤 요리를 도전해볼까 궁리 중입니다.
오늘도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서 임산부에 좋은 요리라며 댓글 폭탄을 맞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격려와 응원해주신 덕에 딸아이인 콩알이의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습니다. 지난 번 글에 댓글주신 많은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행복으로 샤워하는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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