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들이 뒤늦게 기자들에게 아이폰을 지급하고, 트위터를 하면서 새로운 물결에 동조하려고 한다. 소트프웨어는 바뀌고 있지만, 제작에 있어서의 하드웨어는 변함이 없다. 여전히 그물망식 취재로 사건, 사고에서부터 발굴기사까지 다 처리하면서 지면을 꽉꽉 메운다. 하루 동안 벌어진 많은 일 가운데 기사가치를 논하면서 지면 게제여부를 판단한다. 방송이라고 별반 다르지도 않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이런 과정을 다람쥐 책바퀴처럼 반복한다. 시대의 변화를 미온적으로 수용하면서 말이다.    
          

언론사를 차리려면 가장 중요한 문제가 기자확보였다. 제도권 언론사의 경력은 다른 언론사의 기자로 진출하는데 유리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휴대용기기를 매개로 벌어지는 세상은 ‘혁명’에 가깝다. 언론사를 차리는데 필요한 것은 제도권 기자가 아니라 일반 수용자다. 소극적인 수용자가 아니라 트위터와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사회 곳곳을 알리려는 적극적인 수용자들이다.   전통적인 기자의 역할은 사라지고 모든 사람이 기자고, 모든 것이 뉴스다라고 외쳤던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말이 실현되고 있다. 결과가 어찌됐던 오 대표의 선견지명은 높이 살만하다.               


위키트리는 놀랍다. 기존 언론사 입장에서는 생각해볼 수 없는 발상의 전환이 그렇다. 위키백과사전이 오픈편집으로 누구나 다 백과사전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경쟁력이었던 것처럼 위키트리 또한 그런 특성을 매체에 적용시켰다. 매체의 상호에 있는 ‘트리’라는 용어 또한 매체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네이버가 포탈규제론이 한창 일고 있을 때 ‘오픈캐스트’(뉴스의 편집을 네이버에 뉴스를 전송하는 해당 언론사에 맡기는 방식)를 들고 나왔을 때만 해도 미디어업계에서는 ‘꼼수’로 인식했다. 강력한 유통업자(네이버)가 생산자(언론사)를 지배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누구나 기자, 편집자, 독자 역할…기사는 손거치면서 나이테가

 ‘오픈캐스트’라는 용어가 그리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위키트리는 네이버 방식과는 달랐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기사의 생산자가 ‘언론사’가 아니라 ‘이용자’(전통적인 의미의 수용자)다. 이 이용자들은 기자, 편집자, 독자 역할을 다한다. 지금 현재 등록된 위키트리의 기자수는 6월 30일 현재 821명이다. 언론사에서 뉴스를 생산할 때 가장 많이 드는 비용이 인건비다. 이런 점에서 위키트리는 뉴스 생산에 소요되는 인건비가 없다.  또 개별 기사 또한 수정이 가능하다. 위키트리의 모토는 “단 한마리라도 훌륭한 뉴스”라고 말한다. 위키트리에서는 ‘한 마디’를 ‘첫 마디’(취재요청)으로 표현한다. 기사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 그만큼 ‘나이테’가 올라간다. 나무가 수년이 길수록 나이테가 많은 것처럼 나이테가 많은 기사는 그만큼 여러 사람의 정성이 들어간 ‘합작품’이란 얘기다.

          <위키트리 공고: 오픈 편집 제안>


 9개 지방신문과 콘텐츠 교류+이용자들의 콘텐츠 가공= 유기적인 결합 시너지

  일반 이용자들이 작성한 기사의 질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위키트리는 지방신문 9개사와 제휴를 맺어 콘텐츠 교류를 맺고 있다. 지방신문 입장에서는 뉴미디어의 진출의 어려움과 다양한 콘텐츠 확보 측면에서 이익이고, 위키트리에서는 정제된 양질의 기사를 제공받을 수 있어 이익이다. 앞으로 중앙일간지까지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위키트리는 인터넷시대 쌍방향 미디어라는 점에서 발상도 좋고, 참여와 소통이 그 어떤 인터넷매체보다 활동적이어서 좋다. 콘텐츠 또한 전국을 아우를 수 있는 지방신문과의 교류, 그리고 톡톡튀는 인터넷 이용자들과의 유기적인 결합 또한 경쟁력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게다가 트위터를 연동시켜 기사에 대한 실시간 반응까지 볼 수 있다. 소셜미디어의 특징과 장점을 고루 갖췄다.

                    <위키트리 콘텐츠 생산 구조도>



기자도 레벨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아무리 좋은 성격을 가졌다 하더라도 ‘투입’에 비해 ‘산출’이 적다면 메리트가 없어지게 마련이다. 이에 위키트리는 ‘위키트리 열매’를 준다. 게임에서 몬스터를 사냥해 레벨을 올리는 것처럼 기여도에 따라서 기자도 레벨이 올라간다. 이를테면 회원 독자적으로 인터넷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OPM (One Person Media)’과 ‘전임기자’(OPM이 제기한 취재 이슈를 함께 취재하고 본문을 함께 쓸 것을 동의한 회원)등이다.
 

이런 차별화된 시스템은 이용자들에게 명예욕을 자극시키기에는 충분하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문제는 금전적인 혜택이 아직은 너무나 빈약하다는 점이다. 대부분 이용자가 직접 생산자로 활용하는 인터넷매체 모델은 그래서 성공하지 못했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인터넷매체의 전력은 이용자수를 늘리고, 일정 이용자 이상이 되면 광고효과가 있기에 이를 토대로 광고영업을 했다. 위키트리 또한 몇 개의 배너광고가 있다. 인터넷매체의 특성이 딸린 식솔이 거대하다보니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이 모든 뉴미디어의 숙원 과제다.  
 


 딸린 식솔많은 인터넷매체, 수익모델 숙원과제

이와달리 1인 미디어로 불리는 블로그가 아직까지 건실한 이유는 여러 가지 평가가 가능하지만 금전적으로 굳이 따진다면 여러 가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물론 이 또한 소수의 ‘파워블로거’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이들의 수익방식은 구글 에드센스, 다음 애드클릭스(현재는 없어짐) 등 블로거가 직접 광고를 달아 수익을 가져가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수익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올포스트(http://olpost.com/)처럼 클릭수에 따라 수익을 분배하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매체사업은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큰 만족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금전적인 혜택만을 바라고 활동하지는 않지만 일정정도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수익모델은 필수다. 물론 위키트리에서는 열심히 활동하는 OPM은 위키트리와 계약을 맺어 활동을 할 수 있다고는 한다. 달리말하면 소수의 ‘파워블로그’또는 글쟁이들만이 계약을 맺는다는 얘기처럼 들린다. 근래에 바이럴마케팅이 유행을 타면서 홍보대행업체들에게 ‘파워블로그’는 귀하신 몸이됐다. 결국 위키트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뉴스를 생산할 수 있는 많은 블로거들이 유입돼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인터넷에서 필력을 자랑하는 ‘파워블로그’의 영입은 중요한 문제다. 과연 위키트리는 실험은 얼마나 진화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이 글을 제가 다음블로그에 썼던 것을 이사오면서 가져온 것입니다. 약간의 수정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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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