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47일째입니다. 블로그 운영을 오래하신 분에게는 익숙한 경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블로그는 방문자 수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입경로를 보면 대충은 파악이 됩니다. 그런데 엊그제부터 이상한 URL이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혹시나 글을 쓰면서 누군가에 ‘오발탄’을 날린 것은 아닌지 걱정했습니다. 

이상한 유입경로는 특임장관 내정자인 이재오 의원의 홈페이지였습니다. 얼마 전 포스팅한 트윗질 1년, 발언으로 본 왕의남자 이재오라는 포스팅 때문이었습니다. 이 의원실의 비서관이나 보좌관들도 볼 수 있으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글을 발행한지 며칠이 지나도 계속 유입이 됩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잊혀질만하면 들어옵니다.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글을 보고 내심 불쾌해서 들어온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불만을 있다면 비실명으로 ‘악플’이라도 달릴법한데 게시판은 조용합니다.

트위터에서 자신이 쓴 글에 달린 댓글을 읽는 것이 재미있다고 밝혔던 이 의원이기에 변방 블로그의 글도 재미로 봤나싶었습니다. 제 딴에는 하루를 꼬박 투자해서 만든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잊었습니다. 글을 발행한지 벌써 3일이나 지났습니다. 검색을 통한 유입이 아니라면,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역시나 유입경로에 또 이 의원 홈페이가 나옵니다.



제 자신의 둔한 감각을 탓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의 원의 홈페이지를 방문했습니다. 놀랐습니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 ‘추천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제 블로그 대문사진과 글이 링크돼 있었습니다. 이 의원이 봤다면 불쾌할 수도 있는 글입니다. 비판의 날을 바짝 세운 글이었습니다. 다만, 이 의원의 과거를 언급하면서 진정성을 발휘하라고 채근했던 글입니다. 저는 정치를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명분과 실리가 아니라 상식 수준의 정치입니다.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지만, 정치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늘 뒷방 영감취급했습니다.

살아오면서 여러 직장을 뜀뛰기 했습니다. 한 일간지는 저를 ‘좌파’로 낙인찍기도 했습니다. 제가 일했던 곳이 그들의 눈에는 ‘좌파’였나봅니다. 저도 모르는 제 정치적인 성향을 구분하는 헛똑똑이들입니다. 그 일간지의 평가대로라면, 저는 이 의원의 적(?)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의원은 적이 쏜 오발탄도 홈페이지 대문에 걸어두는 여유를 부립니다.  독설닷컴의 주인장 고재열 기자 타이틀처럼 적들도 보는 블로거가 된 것일까요? 이것이 저의 첫 뻔째 색다른 경험입니다.




일주일 전 쯤, 한 이웃 블로거가 제가 관심을 보입니다. 방명록에 테러(?)를 하시면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별로 조명받는 위치도 아니었고, 그런 울림이 있는 삶을 살아오지도 않았습니다. 딸 아이 출산을 앞둔 한 명의 가난한 예비아빠입니다. 다만 조금 다른 것이라면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서면 인터뷰 형식으로 질문을 받고, 답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이웃 블로그에는 저의 이력과 블로그를 분석한 포스팅이 발행됐습니다. 혹시나 궁금하신 분은 [고수를 찾아서] 미디어CSI, 그는 고수인가? 하수입니다.



이웃은 저를 고수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일전에도 저는 스스로는 ‘초짜’ 또는 ‘하수’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도 잘난 분들도 많고, 멋들어진 글쓰기를 보고 정신줄 놓은 적이 한 두번도 아닙니다. 글을 읽다 감탄해 북마크를 해두고 지인들에게 일독을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그에 반해 저는 멋들어진 글도 아닙니다. 주제를 보면, 재미도 감동도 없습니다.

단지 약간의 문제 의식만 넘칩니다. 어떤 분은 저를 가리켜 ‘야성’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야성만 있고, 때론 ‘이성’없는 글을 쓸 때도 많습니다. 잘난 분들 틈바구니에서 경쟁하면서 기생하는 변방 블로거입니다. 저는 이제 막 걸음마 뗀 어린 아이입니다.


그런데 소개를 당하니 참 묘한 기분입니다. 기분은 좋으면서 한 편으론 부끄럽습니다. 눈으로 볼 포스팅을 현미경으로 봐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이해하라고 추천을 하니 발가벗은 기분입니다. 앞으로 글을 쓸 때 걱정이 앞섭니다. 날림 포스팅을 했다가 저 뿐만 아니라 저를 소개해준 마이다스님도 욕먹을까 두렵습니다. 짜고치는 고스톱이 안 되려면 포스팅에 ‘심혈’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색다른 경험입니다.




마지막 경험은 어제 있었습니다. 제 의사와 관계없이 직장폐쇄(법상 한시적인 기구에서 일했습니다. 실업급여를 신청하려고보니 분류항목에 직장폐쇄로 적어야 했습니다.)가 돼 실직자가 됐습니다. 
 
자격증 책이나 보려고 서점에 갔다가 한 권의 책을 발견했습니다. <블로그 만들기>라는 책입니다. 저자는 메타블로그인 블로그코리아 이지선 대표입니다. 우연히 이 대표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스터디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걱정반 기대반에 지원을 했습니다. 그렇게 소셜미디어에 대한 공부가 시작됐고, 어제가 한 달의 결과를 발표하는 날이었습니다.




블로그코리아 운영진들 앞에서 초짜 블로거인 제가 발표했습니다. 저의 공부 주제는 소셜미디어 가운데 블로그였습니다. 어제가 꼭 46일째 되는 날입니다. 46일간 블로그의 기록을 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를 할 때는 몰랐지만, 블로그코리아 운영진 가운데는 숨은 고수가 있었습니다. 책에도 소개가 됐던 파워블로거였습니다. 에코님입니다. 번데기 앞에서 주룸 잡았던 것입니다. 화끈거렸습니다.

고수는 쉽게 손사례를 치며 파워블로가라는 말에 미소만 짓습니다. 만삭의 아내가 기다리는데도 블로그 운영의 숨은 비법을 알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짧았습니다. 밤이 늦었습니다. 12시가 다 돼 집에 도착했습니다. 공부와 담을 쌓고 산 것이 너무나 오래됐습니다. 아마도 담은 63빌딩에 버금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랬던 제가 공부를 하면서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한다는 호기심을 느낀 것입니다. 세 번째 색다른 경험입니다. 

에코님 대문



 지금 이지선 대표는 두 번째 스터디를 모집합니다. 무료입니다. 주제는 소셜미디어입니다. 저 같은 초짜도 할 수 있었던 공부입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이 대표의 블로그를 방문해보세요. 이 곳에 가면 누군가의 몽타주도 공개돼 있습니다.

땀으로 목욕한 옷에서는 땀 내음이 진동합니다. 쉬울 줄만 알았던 블로그 운영, 이제 조금씩 제 삶을 압박해옵니다. 또,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해답’을 찾지도 못했습니다. 밤새 뒤척이면서 무슨 글을 쓸까? 어떻게 울림있는 블로그를 운영할까 고민했습니다. 영화와 언론이란 주제를 오늘 포스팅해야될 날인데, 올리지도 못했습니다. 포스팅 펑크를 내면서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를 위해 이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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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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