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은어가 산다.”

11일 대부분의 언론이 청계천에서 은어가 살고 있는 것으로 발견됐다고 보도를 했습니다. 매번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봤던 터라 새롭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은어’가 추가되고, 종류도 다양해 졌습니다. 미디어다음에 전송된 <해럴드경제>의 기사(건강해진 청계천…은어가 찾아왔다) 밑에는 2,6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11일 미디어다음에서 두 번째로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가 됐습니다.


 이를 본 네티즌은 “고래는 없냐”, “인어공주도 산다”고 풍자합니다. 
네티즌 ‘쥐틀러박멸’은 “연어도 거슬러 올라오고, 우럭, 광어, 넙치도 올라오고, 나중에는 밍크고래도 올라올 기세다”며 “그냥 청계천에 회센터 만들 기세다”고 지적합니다. 또, 네티즌 ‘bestform’은 “한강 물 끌어다 쓰는 거 다 아는데, 은어가 한강에 사냐”라며 “이미 청계천에 물고기들 방류해 놓는 것도 다 안다”고 꼬집습니다.

 


네티즌들은 청계천에서 나온 은어의 존재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을 이야기 하는데, 언론은 다른 목소리가 없습니다. 똑 같은 내용의 보도가 이어집니다. 매체명만 다를 뿐입니다. 어차피 보도자료를 보고 작성했기 때문입니다.  관련내용을 보도한 매체 가운데는 서울신문만이 다른 색깔을 보였습니다. [서울신문- 청계천 은어조작설 모락모락]



매번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본 이유는 서울시가 매년 한국환경보건 기술학회에 의뢰해 청계천 생태계 모니터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니터링 결과가 나오면, 이를 서울시가 보도자료 형식으로 배포합니다. 서울시는 11일 청계천에 417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울시 보도자료보기]  

특히 서울시는  은어와 관련해 “1급수에서만 사는 은어도 발견돼 청계천의 안정된 어류 생태환경을 방증했다”며 “서울 도심에서 은어를 보기란 쉽지 않은 광경으로 특히 청계천을 찾는 아이들이 자연 환경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직접 보고 배우는 산교육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서울시 보도자료





하지만, 네티즌들이 이런 서울시의 발표에 거부감을 보입니다.  ‘은어’ 와 끊이지 않은 방류논란 때문입니다.  은어는 1급수의 맑은 하천이나 강밑바닥에 사는 1년생 민물고기입니다. 어릴 때는 바다에서 지내다 이른 봄 하천의 상류로 올라와 자갈 밑에 알을 낳고 죽는 것으로 알려진 물고기로 최대 서직지는 금강과 대청호 등이 꼽힙니다. 

앞서 서울시가 지난 2월에도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 때도 방류논란이 있었습니다. 
청계천에서 서식한다고 발표된  갈겨니, 참갈겨니 등은 외부의 물고기를 청계천에 방류한 것이라는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었습니다.


실제 환경운동연합과 <국민일보> 등은 청계천에 몇 종의 불고기들이 방류된 된 사실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11일 또 다시 지난 번의 ‘과오’(?)는 잊은 채 홍보에 열을 올린 것입니다. [국민일보]서울시, 복원사업 직후 “물길 따라 돌아왔다” 허위 홍보

네티즌들이 청계천 관련 기사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미 과대 홍보라는 것을 간파한 것입니다. 방류한 물고기를 가지고 서식한다고 자료를 내는 것 자체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인위적’이라는 비판입니다.




그래서 서울시에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서울시 하천관리과 관계자는 “총 6구역을 조사해서 3구역에서 은어가 나왔다”며 “한강에서 중랑천을 통해 청계천 유입됐거나 방류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계자도 방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발표에 신중함이 요구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조사시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현정 환경운동연합 한강팀장은  “서울시가 구간별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전체 구간을 뭉뚱그려 홍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원래 중랑청 합류구간은 원래 철새보호구간으로 다양한 동식물이 있지만, 다른 구간이 살아나서 그런 것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시민단체에서는 공동생태조사를 제안하고 있지만, 단 한차례도 공동조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1급수에서만 사는 언어가 어떻게 서식하냐고 묻자,  서울시 관계자는 “꼭 1급수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3급수를 타고 올라오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서울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1급수에 사는 은어가 발견됐다고 써놨습니다.

한 어류전문가는 “물고기는 1급수에 산다고해서 2급수에 못 사는 것은 아니고 꼭 정형화해서 볼 필요는 없다”며  “과거 일부 물고기는 방류한 것도 일부 사실이다”고 말합니다.  그는  “청계천도 좋은 곳이 있고, 그렇지 않는 곳이 있어서 꼭 못 사는 조건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서울시는 이날 보도자료로 청계천이 생태하천으로 바뀌고 있다는 ‘광고’를 했고, 재미도 봤습니다. 구간별 데이터를 정확하게 공개하고, 또 방류한 어종은 솔직하게 시인하면 뭐가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런데 서울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청계천을 ‘생태해천’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방류 가능성의 허점을 그대로 노출했습니다. 또, 이를 제대로 검증해줘야할 대부분의 언론도 보도자료만 보고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이런 식의 뉴스 생산과정이라면 ‘생태하천’ 만들기 참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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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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