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을 받은 한 매체비평가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는 매체비평 전문기자입니다. 그의 비평 대상은 자신이 속한 언론사 사주의 땅 투기는 물론 동료, 미디어 등 성역이 없습니다. 그의 이런 노력은 미디어 비평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후배 언론인에게도 본보기가 됐습니다. 그는 지난 2005년 사망했습니다. 그는 <LA타임스>의 Daivid Shaw입니다. 

지난 John S, Carroll LA타임스 편집인은 부고기사에서 그를 가리켜 “그는 언론독립을 믿었고, 그는 그것을 증명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Daivid Shaw라는 언론인이 이런 평가를 받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저널리즘 원칙을 충실히 지켰고, 위반하는 대상은 누구라도 비판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자정신입니다.

먼 나라의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는 더 멀게만 느껴집니다. 보도비평조차도 회사의 명예를 실추한 일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울산 KBS 김용진 기자. 한 때 탐사보도팀을 이끌던 팀장입니다. 방송의 탐사보도 저널리즘에 대해 고민했고, 성과도 냈습니다. 후배 언론인들에게 자극과 본보기가 되는 보도를 했던 언론인입니다.

잠깐 김 기자가 했던 보도를 이야기하자면, 미국에서 비공개로 분류됐던 문서들이 비밀해제가 되는 시점에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대부분 기자들이 잘하지 않는 보도방법입니다.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보도도 시도했습니다. 젊은 기자들보다 더 열심히 저널리즘을 연구하는 몇 안 되는 ‘진짜 기자’입니다.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많이 받은 언론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기자라는 호칭이 전혀 아깝지 않은 언론인입니다.


그런 그가 회사로부터 ‘정직 4개월’이란 중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징계를 받은 이유는 지난달 11일 매체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나는 KBS의 영향력이 두렵다’ 글 때문입니다. 이 글이 “KBS의 이미지와 명예 훼손, 품위 유지를 위반했다”라는 것입니다. 말장난 같습니다.

그가 기고한 글을 보면 KBS가 정권의 홍보방송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입니다. 특히 G20 보도와 특집 프로그램 편성이 총 3,300분에 달한다고 지적하면서 “세계 방송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KBS의 수뇌부는 불과 1년여 만에 KBS를 이명박 정권의 프로파간다 도구로 전락시켰다”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김 기자의 글은 기자로서의 자기반성입니다. KBS에 대한 충정입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성명서처럼 “상을 줘도 모자랄 판”입니다. 보도에 대한 자기반성은 너 나은 보도를 만드는 밑거름입니다. ‘국민의 방송’을 자임한 KBS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공영방송’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KBS를 바라보는 사내외의 생각은 다릅니다. '공영방송' KBS의 모습이 아닌 정권 홍보 방송 KBS라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로부터, 정치권으로부터, 언론인으로부터, 그리고 국민으로부터 말입니다. 한결같이 KBS의 보도태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는 언론사로서 위기입니다. 치명적인 신뢰의 위기입니다. ‘공영방송’으로서 존재의 기반이 흔들리는 일입니다.


 <추적60분> 불방과 청와대 외압설, 대통령 특보 출신의 사장, 지나치게 정부정책에 옹호적인 보도태도 등 어느 것 하나 공영방송 KBS로서의 모습이 아닙니다. 권력에 눈치 보는 과거의 KBS로 회귀했다는 느낌입니다. 사내 견제를 하려 해도 ‘징계’로 노동조합을 흔들고, 자사 보도에 대해 비평을 해도 “명예를 실추시킨 일”로 치부합니다. 이것이 ‘공영방송’ KBS의 오늘입니다. 기자가 기자로서 할 말을 못한다면, 언론사가 언론사로서 정치적 독립을 지키지 못한다면 '언론사'라는 꼬리표를 떼어 버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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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