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2010.12.24 07:08

서울시의 무상급식 반대 광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의견이 엇갈린 사안에 대해 서울시의 의견광고 집행은 물론 광고에 등장하는 초등학생의 인권 및 초상권 침해 논란까지 불붙었습니다. 인터넷과 트위터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성난 여론에도 광고를 집행한 서울시는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뻔뻔합니다. 광고를 게재한 신문사도 애써 비난 여론을 외면합니다.

서울시는 무상급식 반대 광고를 3억 8,000만 원을 들여 21일부터 이틀간 일간지와 경제지에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광고는 ‘누드광고’입니다. 광고를 실으면서 초등학생과 그 부모에게 동의를 구하지도 않았고, 합성한 사실까지 밝혀졌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초상권 및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사안만 놓고 보면 언론이 기사로 충분히 다뤄야 할 사안입니다.

그럼에도, 서울시의 광고를 게재한 언론들은 침묵합니다. 침묵하는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편집방향과 맞지 않아서, 법적인 문제가 아니기에, 기사가치가 없어서 등의 허울 좋은 명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기인 언론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외면한다는 사실 자체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문제의 광고를 게재한 언론사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흔히 언론사들은 광고 때문에 논란이 되면 “광고와 기사는 별개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별개가 아닐 때가 참 많습니다. 대학 입시 철만 되면 등장하는 대학특집기사, 사실 대학들로부터 광고를 수주한 곳의 홍보기사가 태반입니다. 경제신문의 히트상품이라든지 기업의 나눔 사회봉사 섹션 등 신문들의 특집판은 사실상 ‘광고판’의 성격이 짙습니다. 신문 구독 부수가 줄어들수록 광고의 입김은 지면을 춤추게 합니다.


이번 누드광고 논란의 일차적 책임은 서울시입니다. 신중하지 못한 광고 집행, 광고의 내용 모두 다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차적인 문제는 광고를 게재한 언론사들의 책임 의식입니다. 비록 게재한 광고의 일차적인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안이라면 ‘반성문’을 실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언론사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잘못이라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는 동네입니다. 광고 때문에 논란이 된 것은 광고주로 책임을 전가합니다. 자신들의 문제라고 조차 생각하지 않습니다. 철옹성 같은 ‘언론권력’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친일문제입니다.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해도 잘못은 사과해야 합니다. 법원의 판결까지 나왔다면 말입니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지난해 전쟁 수행을 돕는 군수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등 일제의 침략전쟁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점이 인정된다며 방응모 전 조선일보 사장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방우영 전 조선일보 명예회장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낸 친일반민족행위결정처분취소 청구소송을 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서태환 부장판사)는 22일 방응모 전 조선일보 사장의 친일 행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방 전 사장이 1944년 조선항공공업창립 발기인 등으로 활동한 부분에 대해 친일 행위로 결정한 부분을 취소하라”고 밝혔습니다.


친일 문제 참으로 민감한 사안입니다. 국민정서상 ‘친일’에 대해서는 완강합니다. 그럼에도, 기득권을 쥔 자들은 자신의 친일 전력을 세탁하려 합니다. 물 타기를 합니다. <조선일보>는 여전히 친일전력에 대해 애써 외면합니다. 해마다 창간 OO주년이 되면 ‘역사’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부끄러운 반성이 먼저입니다.

물론 사과하는 언론사도 있습니다. 언론사의 사과 및 반성문에 대해서는 정운현 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의 글(<경남도민일보> ‘반성문’ 계기로 본 언론사 반성문)을 일독해보시기를 권유합니다. 워낙 반성문도 사과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어 반성문을 내보내면 미디어전문지의 단골 기삿거리가 됩니다.


프랑스에서 나치에 부역한 언론인을 숙청했던 사실이나, 미국의 한 지역신문이 남북전쟁 당시 노예광고를 게재한 것에 대해 100년이 지난 뒤에 반성문을 실은 사실 등을 보면 남의 나라 이야기지만 참 부럽습니다. 최소한의 '상식'이 통용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상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언론입니다. 사회의 부정부패를 취재보도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치부는 숨깁니다. 문제가 돼도 애써 외면합니다. 서울시의 누드광고 논란. 서울시만 문제겠습니까. ‘의견광고’는 신문사 입장에서는 신중을 기해야 할 부분입니다. 더욱이 이번처럼 서울시의회에서도 논란이 됐던 급식문제 의견광고라면 게재하지 않는 것이 제대로 된 언론의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광고게재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사과하지도 않습니다. 하물며 이런 논란 자체를 외면합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광고와 기사가 별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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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