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2010.12.21 06:30

지난주 TV 종합편성사업자로 신청한 일부 언론사들이 정부 부처로부터 대가를 받고 기사를 썼다는 글을 썼습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나온 결과였습니다. 이들이 정부에 눈치 보는 것은 ‘떡고물’이라도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떡고물은 바로 ‘TV 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 사업자’로 선정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무조건 정부정책을 옹호하지는 않습니다. 자사 이익에 반하는 판단이 들면 날을 세웁니다. 방송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런 태도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언론사의 사적 이익을 위해 균형적인 보도는 뒷전입니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언론계의 현실이고, 한때 ‘비판언론’을 자임했던 대표적인 신문들의 자화상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처음 방송계의 반대에도 ‘TV 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때 비판언론은 ‘미디어산업’을 들먹이며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정부와 야당은 ‘고용창출’의 신산업인 것처럼 맞장구를 쳤습니다. 새로운 채널이 생긴다 하더라도 결국 제한된 방송광고 시장을 나눠 가지는 형식입니다. 또, 시청률에 관계없이 다른 매체로 집행될 광고물량까지 싹쓸이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일부학자는 광고시장의 '피바람'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2002년 이후 방송광고비가 계속 줄고 있습니다. '서비스산업 선진화 정책방향 보고서' 81쪽 인용


하지만, 방송광고 시장은 해마다 줍니다. TV나 신문 등 기존의 ‘올드미디어’의 하락은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비판론이 일자 KBS 수신료 인상과 방송광고의 개편론이 급부상했습니다. 야당에서는 ‘TV 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 신규사업자를 위한 정책적인 배려라고 비판해도 신규채널 신설을 밀어붙였습니다.

방송시장에 대한 엇갈린 평가에도 방송통신위원회는 ‘TV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 신설을 추진하고 있고, 예비사업자 신청을 받았습니다. 지난 1일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종합편성 채널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티브로드 등 여섯 개 컨소시엄이, 보도전문 채널에는 CBS, 연합뉴스, 서울신문, 머니투데이, 헤럴드경제 등 다섯 개 사업자가 신청했습니다. 

방송정책과 관련된 이야기나 나오면, 일부 예비사업자는 자사 매체를 이용해 보도합니다. 객관적인 보도가 나올 수 없는 이유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7일 청와대 업무보고에 지상파 MMS를 위한 운영주체, 면허방식, 채널구성 등의 정책방안과 관련해 법제도 정비방안을 필요할 때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방송 중간광고 허용에 대한 논의도 나왔습니다. 확정된 것이 아닌 ‘업무보고’였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다음 날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예비사업자들은 한목소리로 ‘지상파 독재’를 질타했습니다. 

조선일보 12월 18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12월 18일자 ‘방송위는 지상파 첨병의 독재로 나서려고 하는가’라는 사설에서 “방통위는 지난 2년 반 지상파 방송의 기득권 앞에서 맥을 못 추더니 결국 지상파 독재를 더욱 굳혀주는 첨병 노릇에 나서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동아일보>도 같은 날 사설을 통해 “지상파의 일방적인 특혜”로 규정했습니다. 

동아일보 12월 18일자 사설


사실 이들 신문만 보고 있으면, 이들의 논리가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자신의 블로그(양문석의 미신타파)에서 이들 언론의 보도태도에 “각 언론사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호들갑을 떤다. 오로지 아전인수격 해석에 집착한 나머지 시청자들의 후생과 편익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로 양 위원은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상임위원 5명의 심의와 의결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썼습니다. 

양 위원은 “자신들의 직접적인 이해관계 문제면 ‘미디어산업’이 우선이고, 다른 매체를 공격할 때면 ‘시청자 복지’를 동원하는 보도태도는 이제 지겨운 상투적 수법”이라며 “비록 종편예비사업자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아직도 이용해 먹고 있지만, 갈수록 불편하고 불쾌할 뿐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정보라는 상품을 파는 언론사가 양 위원의 지적을 모를 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자사의 매체를 이용해 사적이용을 챙기려고 혈안이 된 언론사들. 양 위원의 말마따나 “아전인수의 외피를 두르고 끊임없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일부를 향해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애초 ‘TV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을 신설하겠다는 것이 ‘떡고물’성 정책적 배려였더라도 언론사로서의 책임의식이 없는 사업자는 탈락시킬 방법은 없는 걸까요. 

MediaCSI
는 미디어를 CSI처럼 분석해서 보자는 의미로 붙인 필명입니다. 신문사와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미디어비평과 군의문사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제게 연락하실 일이 있으시면 newscsi@hanmail.net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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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