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 시절 유난히 언론자유를 외쳤던 신문이 있었습니다. 기자실을 폐지하고, 취재선진화방향이라며 브리핑룸으로 바꿨을 때 이들의 반대는 극에 달했습니다. 반대의 명분은 ‘언론자유’였습니다. IPI(국제언론인협회) 총회 때마다 한국의 언론자유가 하락했다고 호들갑 떨었던 것도 이들입니다. 이들은 국내 대표적인 신문사들입니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절 언론자유의 선봉장처럼 나섰던 이들이 정권이 바뀐 뒤, 카메레온처럼 변신했습니다. 변신을 하다못해 ‘언론자유’를 ‘돈’으로 맞바꿨습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그리고 경제신문들은 기사나 칼럼을 게재하는 대가로 정부부처로부터 홍보비를 받았습니다.

언론개혁시민연대(www.pcmr.or.kr)가 정부부처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와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취합한 결과를 보면, 정부로부터 기사 게재 명목으로 홍보비를 지급받은 언론사는 △조선일보(3,000만 원, 보건복지부) △중앙일보(5,000만 원, 환경부) △한국경제신문(4,180만 원, 고용노동부) 등입니다. 또, △동아일보(2회) △매일경제(2회) △머니투데이(2회) △서울경제(2회), △파이낸셜뉴스(2회), △세계일보(2회), △조선일보(1회), △중앙일보(1회), △한국경제(1회) 등의 매체가 칼럼을 게재하고 정부부처로부터 건당 20만 원을 받았습니다.

언론개혁연대는 “기획재정부 FTA 국내대책본부에서 원고료를 지급한 15건의 칼럼은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비등한 FTA 정책을 일방적으로 찬성하는 내용이었고, 정부의 홍보비를 지급받고 작성한 기사는 정부정책을 홍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부처를 감시할 언론사가 돈을 받고 기획기사를 내고, 또 의견기사를 싣는 여론란에 칼럼을 게재하면서 혈세를 지원받은 것입니다. 독자를 상대로 허위상품을 내다 판 셈입니다. 언론자유는 물론 언론의 책임감까지 저버린 행동입니다. 스스로 언론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행동을 자처한 꼴입니다. 이들이 언론자유와 언론의 책임감까지 저버린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 언론개혁연대는 ‘종편채널 선정’을 지목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일부 매체만 보도했습니다.  

종편신청 조중동·매경·한경, “정부돈 받고 기사썼다” (미디어스)
조선, 중앙 등 종편신청 신문사 정부 기사 쓰고 받아  (노컷뉴스)
“조선·중앙·한국경제 기사게재 대가로 정부 받아” (경향신문)
"보수신문들 기사 게재 대가로 정부 수천만원 받아" (미디어오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조선일보>의 이중적인 모습은 과거 기사에서도 드러납니다. 참여정부당시 정부의 광고가 특정 매체에 집중된다면서 이를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는 2007년 3월 13일자 A16면(미디어면) ‘정부 특정 신문 배제 국민 돈으로 비판언론 규제하나’라는 사이드 박스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리드를 썼습니다. 

정부나 정부 산하 기관이 발주하는 정책광고에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문화일보 등 특정 신문을 배제하는 등 정부의 자의적 광고 집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광고는 국가정책에 대한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부와의 친소관계가 아니라 광고 전달력 등 효율을 따져 집행해야 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광고집행 매체를 고르는 것은 예산낭비이자 비판언론에 대한 견제수단”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같은 해 12월 18일자 사설 '언론을 향한 증오심의 마지막 發作을 지켜보며'라는 사설에서는 더 노골적으로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이 정권 5년의 언론정책은 偏執狂的편집광적 증오와 편집광적 호의의 極端극단을 시계추처럼 오갔다. 中道중도가 없었다. 인격적 未成熟미성숙의 대표적 증세가 증오와 애정의 극단을 오갈 뿐 중도가 없다는 것이다. 최고권력자의 중도를 모르는 집착은 狂的광적 추종자들을 量産양산해냈다. 김창호 홍보처장과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위시한 ‘사냥개 인간’들이 그들이다. (중략)
대통령 직속의 사냥개 인간과 짝을 이뤄 ‘역사에 없는’ ‘세계에 없는’ 언론전쟁을 짊어지고 나갔던 인간들은 권력의 눈짓에 세 배 네 배로 꼬리를 흔들며 應答응답했던 정부 내 ‘강아지 권력자’들이다. (중략)
역사의 페이지는 넘어간다. 아무리 미친 밤(狂夜광야)이 더디 가더라도 언젠가는 제 정신의 새벽이 오게 돼 있다. 정권의 마지막 고갯마루에서 기자실에 대못질하는 소리를 우리는 미친 밤이 물러가며 발버둥치는 소리로 들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긴긴밤이 끝나가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일부 매체에 광고를 집행한 사실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광고도 아닌 기사와 칼럼을 대표적인 언론사들이 대놓고 돈을 받고 거래를 하는 것은 상도덕에도 적절치 못한 행동입니다. '여론'이란 상품을 팔면서, 또 그 독자수를 대가로 광고를 팔면서 독자의 눈과 귀를 멀개한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정권에서 국세청 세무조사결과 탈세 사실이 밝혀졌을 때, '언론자유'를 외쳤던 신문은 정권이 바뀌자 '언론자유'를 스스로 무너트리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언론개혁연대의 지적처럼 종편채널 사업자 선정 때문에 정부에서 알아서 기는 것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신문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방송을 통해서도 이런 이중적인 언론을 모습을 방송으로도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MediaCSI
는 미디어를 CSI처럼 분석해서 보자는 의미로 붙인 필명입니다. 언론사 입사를 위해 언론관련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에서 일했던 경력과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했던 삶을 되돌아보면서 상식이 통하는 미디어세상을 원하는 마음에서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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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C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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