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개그맨의 유행어입니다. 들어보면 참 맞습니다. 우리 사회는 1등만 기억합니다. 결과만 놓고 봅니다.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은 애써 외면합니다. 성과 지상주의입니다.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 있습니다. 낚시할 생각 아닙니다.


‘미친 연애’라는 블로그. 블로거라면 한 번쯤 보셨을 것입니다. 안 볼 수 없는 것이 다음뷰 메인과 뷰색션에서 노른자 자리를 매일같이 차지합니다. 누구는 그를 가리켜 연애부문 베스트를 ‘독점’한다고 말합니다. 쓰는 족족 베스트, ‘묻지마 베스트’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합니다. 자고 나니 스타가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 역시 그런 부류 중의 한 명이었던 것을 고백합니다.


그는 자고나니 스타가 된 블로거가 아닙니다. 다음뷰 1등이 무슨 스타냐고 반문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블로그의 누적 방문 282만 1,986명이나 됩니다. 14일 하루 동안 다녀간 사람도 다섯 자리 숫자입니다. 세자릿수를 맴도는 제 블로그의 방문자 수의 100배쯤 많습니다. 놀랄만한 이런 숫자. 놀라움은 또 있습니다. 1등의 자리에 서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두 달 남짓이라는 점입니다. 이쯤이 되면 입이 쩍 벌어집니다. 두 달을 넘긴 제가 봐도 놀랄 자빠질 지경입니다. 결과만 보면 참 달콤합니다. 뷰애드 지원금도 웬만한 월급쟁이 수준입니다. 부럽습니까? 솔직히 부럽습니다.




그가 다음뷰와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5월7일입니다. 딱 넉 달 전입니다. 처음부터 그가 조명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처음 뷰를 통해 발행한 글 ‘한번하자
 추천 수 6입니다. 대신 댓글은 9건이나 달렸습니다. 물론 악성 댓글(악플)도 있습니다. 다음뷰나 다른 블로거나, 심지어 독자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카사노바’였는지도 모릅니다. 15년 연애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쓴다고 밝혔으니 말입니다. 이런 선입견이 깨지는 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연애이야기인데다 자극적인 제목임에도 여자를 위한 블로그를 표방합니다. 그렇다고 남성을 속물이나 늑대로만 만들지는 않습니다. 묘한 줄타기를 잘도 탔습니다.


소재의 자극성 때문이라고요. 아닙니다. 근접성입니다. 뉴스가치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면 연애이야기는 우리 삶에 떼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심사입니다. 전 세계 반이 남자고, 반이 여자인 세상입니다. 늙으나 젊으나 이성을 밝힌다는 것은 연구결과로도 입증된 사실입니다. 연애이야기라고 해서 자극적이게 덤비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여성을 상품화해 벗기지도 않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또는 겪을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연애상담을 해달라는 독자도 생겼습니다. 연애상담사라는 부업까지 생길 판입니다.


그가 이런 비법을 익힌 것은 2004년 한 카페에서의 활동에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카페에서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고, 그는 카페를 벗어나 블로그에 고개를 내민 것입니다. 지난 5월4일이었습니다. 카페에 올린 글을 블로그로 옮기는 작업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 제목 달기도 엉성했습니다. 4글자로 이뤄진 글자의 조합이었습니다. 너무나 함축적인 제목으로 달았던 탓에 편집자 눈에 들지 못했습니다.





 다음뷰와의 인연을 시작한 지 사흘째 처음으로 베스트를 합니다. ‘여자들이 명품화장품을 선호하는 이유
라는 글입니다. 다음날 발행한 글에는 남자가 들어갑니다. 그렇게 그는 하루 간격을 두고 남자와 여자를 들었다 놨다 했습니다. ‘최정이다’로 시작하는 도전적인 도입부. 그의 글쓰기 스타일이 됐습니다. 그렇게 그는 블로그에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뜨면 달라붙는 ‘안티’. 그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자신도 “욕 많이 먹는 블로거”라고 밝힙니다. 그럼에도, 그의 글에 공감하는 이도 많습니다.



그가 글을 썼다고 다 베스트가 된 것은 아닙니다. 다음뷰를 시작해 9월14일까지 쓴 198건의 글 가운데 96건만이 베스트가 됐습니다. 48.5% 정도입니다. 베스트비율이 80∼90%를 넘어가는 블로거들에 비하면 낮습니다. 그런 그가 다음뷰 1등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 분야를 꾸준히 쓰고 있고, 추천 수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의 추천 수도 높지만, 매일같이 달리는 추천 평도 그를 인기 있는 블로거를 만든 자양분입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분이 착각하는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추천 수입니다. 관심사가 높은 연애 이야기니 기본적인 추천 수를 깔고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가 주목을 받으면서 그의 글에 댓글을 남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의 블로그를 홍보하는데 인기 있는 블로그의 글에 댓글을 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는 매일 새벽 4시 적어놓은 글을 편집합니다. 글 발행의 마지노선은 아침 8시 이전입니다. 미국증시와 관련된 일을 하는 그. 일과 블로그를 병행하다보니 글 발행이 늦어질 때는 있습니다. 비교적 글쓰기는 수월한 편입니다. 15년 동안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적는 자신의 과거(?) 이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보통 1시간 정도입니다. 글을 쓰는 것보다 사진과 예시문을 찾기 더 어렵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글을 발행하지 않아도 그가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이웃 블로그를 방문하는 것입니다. 그는 하루에 한 건씩 발행하는 블로그 150곳을 방문합니다. 추천과 함께 댓글을 남깁니다. 방문하는 블로그는 꼭 인기 있는, 또는 파워블로거의 블로그가 아닙니다. 주목받지 못한 블로거도 많습니다. 1등이 정성스럽게 댓글을 달면 이제 막 블로그를 시작한 사람에게는 자극됩니다. 그는 이점을 공략했습니다. 보통 그가 남긴 댓글은 하루 평균 100여 건 정도입니다. 이렇게 공을 들여 댓글을 받는 것은 30여 건. 답방비율은 30%밖에 안됩니다. 손해 보는 장사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책 바퀴처럼 매일 반복했습니다.





블로그를 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무엇을 했을까요? 그는 “솔직히 보통 아침 6시부터 시작되는 블로거들의 세상에서 나는 이 시간에 집에서 편안하게 앉아서 술과 영화 한 편을 보고 있을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그가 블로그를 하면서 술과 TV를 접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의 존재를 알리고 내가 그들과 친해질 수 있는지. 수도 없이 생각하고 매일 빠지지 않고 그들과 소통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마치 내가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서 그 여자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블로그를 여자로 생각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던 것입니다.”블로그에 대한 그의 집념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 입다.



그의 집념은 글쓰기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애초 그는 자신은 글을 잘 못 쓴다고 했습니다. 글을 쓰고 싶어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써봤다고 했습니다.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비결은 그의 말에서 나옵니다. 많이 써보고, 많이 읽는 것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비결입니다. 그런 그는 글을 쓰는 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고민을 많이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미디어 관련 글을 한 편 쓰려고 반나절에서 한나절을 투자하는데 살짝 억울하기도 합니다.



다음에드뷰 인터뷰에서 밝힌 그는 경쟁력 있는 블로그 운영을 위해 남들이 잘 안 다루는 분야를 공략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래야 주목받기 쉽다는 것입니다. 일리 있는 지적입니다. 그리고 그가 강조하는 필살기는 소통입니다. 품앗이 목적으로 내 블로그를 알리려는 목적 때문에 이웃 블로그를 방문하고 추천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댓글을 그냥 단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댓글을 달아야 하거든요.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인기블로거와 파워블로거를 가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한 가지 노하우만 밝히면 초창기에는 별로 인기 없는 블로그들과 친해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들은 솔직히. 추천 하나와 댓글 하나가 엄청나게 고맙거든요. 그렇게 하나둘씩 넓혀 나가는 것이지요.”


1등인 자의 여유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짤막한 인터뷰를 하면서 그의 끊임없는 노력을 보았습니다. “한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한 명의 파워블러거와 이웃을 맺기 위해 10일 넘게 꾸준히 댓글을 달고, 꾸준히 추천했습니다. 늘 그렇게 했습니다. 진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말 이 사람이 나랑 이웃이 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느끼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연애블로거로써의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 오로지 이것밖에 없습니다.”





지난번, 파워블로거와 커넥터의 관계를 조사해 쓴 글과 같은 결론입니다. [관련 글- 커넥터가 파워블로거의 디딤돌]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이웃을 만들 때 눈앞의 빠른 이익보다는 조금 돌아가는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그는 그렇게 넉 달 만에 다음뷰 1등 자리를 꿰찼습니다. 어떻습니까? 최정님은 자고 나니 스타가 된 블로거인가요? 아닙니다. 저 또한 그에 대한 편견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의 진심이 담긴 추천평과 댓글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도 모릅니다.
그의 블로그 운영방식이 모든 블로거가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전한 필살기는 글에 다 숨어 있습니다. 숨은그림 찾기처럼 자신의 블로그 운영에 적용한다면 지금보다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당장 저부터 해야 될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블로거보다 중요한 처자식이 애타게 기다립니다. 부양의 책임을 진 자이기에 오늘도 일터로 나갑니다. 소통하고 싶으나 먹고 살 걱정도 해야 됩니다. 변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정님이 밝힌 1등이 된 비결. 어쩌면 누구나 다 아는 뻔한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 이 포스트를 트위터로, RT도 가능~!
Posted by 미디어CSI